상화의 시

새 세계(世界)

나는 일찍 이 세상 밖으로
남 모를 야릇한 나라를 찾던 나이다.
그러나 지금은 넘치는 만족(滿足)으로
나의 발치에서 놀라고 있노라.

이제는 내가 눈앞에 사랑을 찾고
가마득한 나라에선 찾지 않노라,
햇살에 그을은 귀여운 가슴에
그 나라의 이슬이 맺혀 있으니.

무지갯발과 같이 오고 또 가고
해와 함께 허공(虛空)의 호흡(呼吸)을 쉬다가
저녁이면 구슬 같이 반짝이며
달빛과 바람과 어우러지도다.

저무는 저녁 입술 내 이마를 태우고
밤은 두 팔로 나를 안으며,
옛날의 살틋한 맘 다 저버리지 않고
하이얀 눈으로 머리 굽혀 웃는다.

나는 꿈꾸는 내 눈을 닫고
거룩한 광명(光明)을 다시 보았다.
예전 세상이 그 때에 있을 때
우리가 사람을 잊지 않던 것처럼.

이리하여 하늘에 있다는 모든 것이
이 세상에 다- 있음을 나는 알았다
어둠 속에서 본 한 가닥 햇살은
한낮을 꺼릴 만큼 갑절 더 밝다.

이래서 내 마음 이 세상이 즐거워
옛적 사람과 같이 나눠 살면서
은(銀)가루 안개를 온 몸에 두르고
무르익은 햇살에 그을리노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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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의 해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