상화의 시

지구흑점(地球黑點)의 노래

- 1925년 작

영영 변하지 않는다 믿던 해 속에도 검은 점이 돋쳐
-세상은 쉬 식고 말려 여름철부터 모르리라-
맞거나 말거나 덩달아 걱정은 하나마
죽음과 삶이 숨바꼭질하는 위태로운 땅덩이에서도
어째 여기만은 눈 빠진 그믐밤조차 더 내려 깔려
애달픈 목숨들이- 길욱하게도 못 살 가엾은 목숨들이
무엇을 보고 어찌 살꼬 앙가슴을 뚜드리다 미쳐나 보았던가.
아 사람의 힘은 보잘것없다 건방지게 비웃고
구만 층 높은 하늘로 올라가 사는 해 걱정을 함이야말로 주제넘다.
대대로 흙만 파먹으면 한결같이 살려니 하던 것도
-우스꽝스런 도깨비에게 홀린 긴 꿈이었구나-
알아도 겪어도 예사로 여겨만 지는가

이미 밤이면 반딧불 같은 별이나마 나와는 주어야지
어째 여기만은 숨통 막는 구름조차 또 겹쳐 끼여
울어도 쓸데없이- 단 하루라도 살듯 살아 볼 꺼리없이
무엇을 믿고 잊어 볼꼬 땅바닥에 뒤궁글다 죽고나 말 것인가
아 사람의 맘은 두려울 것 없다 만만하게 생각코
천 가지 갖은 지랄로 잘 까부는 저 하늘을 둠이야말로 속 터진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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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의 해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