상화의 시

쓰러져 가는 미술관(美術館)

- 어려서 돌아간 인순의 신령에게

옛 생각 많은 봄철이 불타오를 때
사납게 미친 모-든 욕망(慾望)- 회환(悔恨)을 가슴에 안고
나는 널 속을 꿈꾸는 이불에 묻혔어라

조각조각 흩어진 내 생각은 민첩하게도
오는 날 묵은 해 산 너머 구름 위를 더위잡으며
말못할 미궁(迷宮)에 헤맬 때 나는 보았노라

진흙 칠한 하늘이 나직하게 덮여
야릇한 그늘 끼인 냄새가 떠도는 검은 놀 안에
오 나의 미술관(美術館)! 네가 게서 섰음을 내가 보았노라

내 가슴의 도장에 숨어사는 어린 신령아!
세상이 둥근지 모난지 모르던 그날그날
내가 네 앞에서 부르던 노래를 아직도 못 잊노라

크레오파트라의 코와 모나리-자의 손을 가진
어린 요정(妖精)아! 내 혼을 가져간 요정(妖精)아!
가차운 먼 길을 밝고 가는 너야 나를 데리고 가라

오늘은 임자도 없는 무덤- 쓰러져 가는 미술관(美術館)아
잠자지 않는 그날의 기억(記憶)을 안고 안고
너를 그리노라 우는 웃음으로 살다 죽을 나를 불러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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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의 해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