상화의 시

그날이 그립다

내 생명(生命)의 새벽이 사라지도다.
그립다 내 생명(生命)의 새벽- 서러워라 나 어릴 그 때도 지나간 검은 밤들과 같이 사라지려는도다.
성여(聖女)의 피수포(被首布)처럼 더러움의 손 입으로는 감히 대이기도 부끄럽던 아가씨의 목-
젓가슴 빛 같은 그때의 생명(生命)!

아 그날 그때에는 낮도 모르고 밤도 모르고 봄빛을 머금고 움 돋던 나의 영(靈)이저녁의 여울 위로 곤두박질치는 고기가 되어
술 취한 물결처럼 갈모로 춤을 추고 꽃심의 냄새를 뿜는 숨결로 아무 가림도 없는 노래를 잇대어 불렀다.

아 그날 그때에는 낮도 없이 밤도 없이 행복(幸福)의 시내가 내게로 흘러서 은(銀)칠한 웃음을 만들어만 내며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았고 눈물이 나와도 쓰린 줄 몰랐다.
네 목숨의 모두가 봄빛이기 때문에 울던 이도 나만 보면 웃어들 주었다.

아 그립다 내 생명(生命)의 새벽- 서러워라 나 어릴 그때도 지나간 검은 밤들과 같이 사라지려도다.
오늘 성경(聖經)속의 생명수(生命水)에 아무리 조촐하게 씻은 손으로도 감히 만지기에 부끄럽던 아가씨의 목-젖가슴 빛 같은 그때의 생명(生命)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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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의 해석